'소리MAD'라는 표현에 관해
+)추가 내용
https://x.com/tjsh99/status/1810920766848028844
생각이 정리된 후 다시 적은 글입니다.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
1. 언젠가 한 번 이야기해야 하는 주제이지 않나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마침 관련 글을 적어주셔서 좋은 타이밍이다 싶어 적어봅니다. 두서 없이 정리도 없이 그냥 편하게 적어 내려가는 글이기 때문에 그나마 좀 읽기라도 편하라고 넘버링 붙여 적습니다. 다 적고 나서 추가하는 문장인데, 그냥 제 개인적인 이야기하는 글이라 크게 영양가는 없습니다.
2. https://x.com/qyurila/status/1809935930595401884
위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만 '소리MAD'라는 표현을 퍼트린 것은 릴라님이 맞으나, 저만의 생각일지도 모릅니다만 이 표현이 정착화하고 결국 이런 논쟁이 생기게 된 데에는 제 역할, 아니, 탓이 가장 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3. 사실 평소에도 제작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비슷한 논쟁이 자주 있어왔고, 그 때문에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항상 저는 죄인이 된 기분으로 겁먹고 움츠러들기를 반복해왔습니다. 제가 논쟁이라고 표현은 했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일방적인 '소리MAD' 표현 이지메라는 쪽이 더 맞겠네요.
4. 그렇다고 제가 '소리MAD'라는 표현을 좋아하냐, '음MAD'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하냐 -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10번이든 100번이든 1000번이든 항상 '아니오'라고 대답합니다. 물론 당연히 제 인과응보이긴 합니다만 제가 저렇게 생각할 거라고 여기시는 분들이 많아 솔직히 전 많이 무서운 상태입니다.
5. 물론 처음 사용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릴라님이 작성한 글의 일부(전체가 아닌 일부입니다)에 동의하는 바가 있어 사용을 시작하긴 했습니다만, 제가 제 채널 생방송에서도 여러번 굳이 강조해서 말한 바 있듯이 저는 음MAD, 소리MAD, 합성 모든 표현을 전부 좋아하고 번갈아서 사용하는 편이며, ('현재 시점'에서)기획 등의 네이밍에 '소리MAD'라는 표현 사용을 고집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이런저런 이유는 솔직히 거의 들어가있지 않고, 그저 '소리'라는 글자가 로고 등의 형태로 만들기에 이쁘고 구성도 좋아서 차용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미 너무 많이 밀고 나간 바가 있어서 이제와서 바꾸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이유도 없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실질적인 이유라면 솔직히 이 쪽이 더 크다고 느끼고는 있지만... 제 자의에 의한 의도는 저게 전부입니다.
6. 앞서 말했지만 저는 절대 '음MAD'보다 '소리MAD'가 더 옳은 표현이다라고 주장하지 않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처음 '소리MAD'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던 잠깐의 시기를 제외하면, 절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두번 세번 강조해서 말합니다. 저는 모든 표현을 다 좋아하고, 저 본인부터가 3가지 표현 전부 번갈아가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7. 대체 뭐가 왜 억울하냐 싶으실텐데, 2번 단락에서 언급했듯이 제 탓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상당히 많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관련 이야기가 근처에서 들릴 때 마다 저는 제가 정말 너무나도 큰 대역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정말 견딜 수가 없습니다.
8. 여기서부터는 재미없는 제 개인 이야기가 됩니다만(안읽고싶으신분들은 12번으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저라는 인간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너무 유약한 사람입니다. 좋게 말해서 마음이 유약한 거지, 솔직히 개찐따찌질이 관련 모든 수식어를 다 갖다 붙여도 성립 가능할 정도의 겁쟁이입니다. 칭찬이든 험담이든 관계 없이 타인의 입에서 제 이름이 언급되는 상황만으로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들고, 누군가에게 정말 가벼운 욕이라도 먹으면 하루 종일, 심하면 며칠 내내 우울해 미칠 정도의 저기압으로 지냅니다. 살아온 시간동안 누군가한테 제대로 화도 내본 적이 없고, 누군가와 정말 별 거 아닌 대화를 할 때 조차 머릿속으로 온갖 말도 안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망상하며 스스로 스트레스를 자가 생성해내는 지경의 구제 불능의 겁쟁이입니다.
9. 그런 저에게 있어서 이러한 상황은 너무나도 버티기 힘든 최악의 고문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일생을 바쳤고, 바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문화 클러스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좋아하기를 바래 열심히 준비한 기획들로 인해,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무언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현상을 저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그 분들이 딱히 저를 싫어한다거나 하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래도 저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제 언급으로 인해 '소리MAD게시이벤트'가 처음 세상에 나오게 된 2021년 6월 19일 이래로, 단 한 순간도 이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10. 어느 순간부터 저는 '10선' 등의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개설된 서버가 아닌, 단순한 친목을 목적으로 개설된 한국발 디스코드 서버에 일절 속해있지 않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인한 결정이긴 합니다만, 가장 큰 원인은 저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채팅을 칠 때, 음성 통화를 할 때, 가만히 있기만 해도 저 스스로 너무 큰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저한테 직접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은 아마... 아마도 없을 거라 저도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이 이야기의 대전제는 제 탓으로 '소리MAD'라는 표현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거니까요. 저만 없었어도 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악감정을 느낄 일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항상 무서운 기분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점점 무서워져, 결국 사람과 대화를 하지 않는 길을 택해버렸다는, 지극히 찌질하고 겁쟁이같은 이야기입니다.
11. 안써도 될 말을 굳이 적은 기분으로 가득입니다만, 이렇게 어디 적기라도 해야 조금이나마 해방감이 들 것 같은 제 이기적인 마음으로 조금 씨부려봤습니다. 아무튼 재미없는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12. 릴라님이 이미 적어주셨듯이, 이제와서 해결 방법은 딱히 없습니다. '소리MAD'라는 표현은 이미 너무 깊은 영역까지 고착화가 되어있고, 그와 반대로 해당 표현을 싫어하는, 제가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혐오'하는 풍조는 나날이 늘어간다고 느낍니다. 릴라님은 본인을 탓해달라고 하셨지만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은 제 탓이 훨씬 더 크고, 제가 느끼는 이 감정은 제가 짊어져야 할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13. 결국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것이 글의 결론이 되어버렸는데, 글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앞으로는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소리'라는 글자가 형태적으로 예쁘다는 이유를 방패로 브레이크가 고장나버린 트럭처럼 멈추지 못하고 계속 사용하고 있긴 한데, 이 글의 공개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렇게 하기에도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만들어지겠지요.
14. 여태 적극적으로 여러가지 기획들을 직접 주도해왔고, 또 그 탓에 이 일이 이 지경까지 와버렸다고 생각하는데, 이 글을 적으며 든 솔직한 생각은 "이제는 자신이 없다."입니다. 머리 속에서 생각으로만 맴돌던 상념을 글로 정리하게 되니 결론이 도출이 되네요. 물론 이 글을 전체 선택해서 지우고 없던 일처럼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산다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뭐...
15. 물론 이 글을 계기로 갑작스럽게 활동을 관둔다던가 그런 소리는 당연히 절대 아니지만, 앞으로 기획과 관련해서는 많이 사리는 입장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 이미 진행중이거나 물밑에서 한창 열심히 굴러가는 중인 기획들이 여럿 있으니 거기까지는 넓은 마음으로 양해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