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MAD/제작 후기

제작 후기 - 우리매드 겨루기

서노명노 2024. 2. 2. 16:22

 


 안녕하세요! 서노입니다.

 

 2024년이 시작한 지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넘게 흘렀네요. 여러분은 신년을 보람차게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우리매드 겨루기 제작과 합작 작업을 빼면 아직 이렇다 할만한 한 게 없네요...... 아무튼 합작 작업이 어느 정도 잘 마무리되었기에 잠깐 시간 내어 짧게나마 글을 써봅니다.

 

"7=5"는 읽으면 "치르노"가 됩니다

 

 글 제목에서 보고 오셨듯이, 이 글은 얼마 전 진행되었던 2023년 소리MAD 10선 기획과 해당 기획의 부가 기획인 우리매드 겨루기의 후기입니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다들 이미 보고 오셨으리라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모를 분들을 위해 가볍게 설명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적고 나니 든 생각이지만 사실 이미 설명을 너무 잘해놓은 글(1)이 있습니다. 그쪽을 보고 와주십시오(뭐야?!). 2022년 기획의 글 입니다만 전체적인 결 자체는 동일하니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적고 나니 또 든 생각이지만 기획 설명을 너무 맛깔나게 잘 해준 PV 영상(2) 또한 존재합니다. 이 쪽을 보는 게 더 편하겠네요. 설마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꼭 PV부터 시청해 주시길 바랍니다!


(1) 2022 음MAD 10선에 관한 공지

(2) 2023 소리MAD 10선: PV


우리매드 겨루기입니다. 아직 시청하지 않으신 분은 부디!

 

 다들 우리매드 겨루기는 잘 시청하셨나요? 소리MAD는 일반적으로 영상의 길이가 짧은 편이기 때문에 길이가 긴 합작의 형태가 아니고서야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상당히 적은 장르인데(이런 점에서 저는 니코니코동화가 정말 부럽습니다), 두 시간 분량의 작업물을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며 즐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경험이더라고요. 실시간 채팅으로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저는 평소에 소리MAD 관련 기획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렇게 좋은 기회로 멋진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또한 정말 좋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기획 아이디어를 내주신 사계님과 카이사르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반적인 진행에 대한 후기글은 카이사르님이 써주실 거라 믿고 저는 제가 맡았던 역할 위주로 가볍게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추가) 카이사르님의 후기글(1)이 올라와서 링크 붙여드립니다.


(1) 2023 10선 / <우리매드 겨루기> 후기


시작

 2022년 소리MAD 10선 기획이 종료된 이후, 자연스레 2023년 소리MAD 10선 기획의 준비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때 당시에는 기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PV 영상을 만들자라는 이야기정도만 나오고 있던 상황이었고, 퀴즈쇼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부터 나왔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퀴즈쇼라는 커다란 부가 기획이 세워지게 된 데에는 어떤 계기가 하나 있는데요,

 

音MADクイズ王 - 일본의 音MAD 퀴즈쇼 기획입니다

 

 2023년 6월 27일 공개된 音MADクイズ王, 직역하자면 음MAD 퀴즈왕입니다. 작년에는 音MDM이라는 전례 없는 초 거대 규모의 기획이 있었기에 살짝 묻힌 감도 있지만, 이 쪽 또한 상당히 스케일이 큰 기획이기 때문에 시간이 나신다면 한 번쯤 시청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저는 공개될 당시에 10선 기획 내부 인원 몇 명과 함께 시청을 했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알찬 구성과 탄탄한 준비에 함께 시청한 인원 모두 하나같이 정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시청 종료 후의 모습


 마침 사계님과 카이사르님이 소리MAD 관련 퀴즈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참(이었다고 들었습니다)이기도 했고, 퀴즈왕이라는 너무 좋은 레퍼런스이자 촉발제까지 등장한 상황이었기에 퀴즈쇼라는 부가 기획은 그 즉시 바로 실행으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아직 일본어를 잘은 못하던 시점이라 문장에서 어색한 부분이 꽤나 보입니다

 

 우리말 겨루기의 포맷을 따라가기로 결정된 건 상당히 나중의 일이었기 때문에, 기획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엔 우선 퀴즈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다행히 일본은 한국과는 달리 트위터나 블로그 글을 통한 정보 교류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벼운 조사만으로도 이런저런 정보(1)(2)를 알 수 있었지만,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퀴즈왕 주최자인 なぽり(3)씨에게 직접 말을 걸어 이것저것 물어보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불구하고 정말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신 なぽり씨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 芋タルト - X(구 Twitter)

(2) 音MADクイズ王 担当問題解説

(3) なぽり - ニコニコ


출제

 기획의 전체적인 기틀을 잡기 위해 각자 희망하는 분야에 따라 역할을 나누었습니다. 참가자로 지원한 루kLng, 사계, oz Han, 양정훈 이 넷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끼리 제작 및 출제 파트를 분담하게 되었는데요, 출제에 지원한 것은 카이사르, 모르는 사람, 그리고 저까지 세 명이었습니다. 저는 일손이 부족해 보여 일단 지원을 하긴 했었지만, 양질의 문제를 자신 있게 출제할 만한 기량은 없었기에 보조 역할만 가볍게 하는 정도로 지원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부분의 문제 출제는 카이사르님과 모르는 사람님이 맡아주셨고, 저는 옆에서 문제 간의 밸런스 정도를 잡아주는 역할을 할 예정이었지만, 출제를 너무 센스 있게 잘해주셔서 제가 원래의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은 딱히 없었습니다.

 

정장 멋지네요


 후반전의 마지막을 장식한 문제 유형인 맞혀라! 모두의 10선 유형은 문제마다 작품의 내용을 가지고 출제를 해야 한다는 과업이 있기 때문에 더욱이 문제 출제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최대한 다양한 관점의 문제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제작 스태프로 있던 와 여유만만님도 함께 출제에 손을 대게 되었습니다.


 본편에 수록된 10개의 문항 중 제가 출제했던 문항은 총 3문항인데요, 각 문항 별 해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Dome It Yourself!! 정말 명작입니다

 

7. 애니메이션 <Do It Yourself!!>의 주인공들이 모여 '배틀돔MAD'를 만든다는 스토리를 가진 작품인 「Dome It Yourself!!」에는, 등장인물들이 배틀돔MAD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MAD 제작 프로그램을 다루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다음 보기 중 해당 작품에 등장하지 않은 프로그램을 고르시오.

1. REAPER(Classic_1.x 테마)
2. REAPER(Default 테마)
3. VocalShifter
4. Blender
5. Clip Studio

 


 정답은 3. VocalShifter입니다.


 일반적인 시청자에게는 상당히 풀기 어려운 문제일 법합니다만, 문제를 푸는 도전자들이 전부 소리MAD 제작에 있어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풀 수 있는 난이도라 생각하고 출제했습니다.
 5번 선지의 Clip Studio는 일반적인 소리MAD 제작에는 잘 쓰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함정 선지로 볼 여지가 있겠네요.


 본편에서는 문제를 맞힌 루kLng 도전자가 훌륭하게 문제 해설을 해 주었습니다. VocalShifter(1)를 상당히 일찍부터 사용해 온 제작자답게 해당 부분을 훌륭하게 캐치해 낸 것 같네요.


(1) 음정보정 대사 음조절 용 무료 프로그램 Vocalshfter |소리MAD 강좌


 

티스토리 용량 제한으로 인해 약간의 변형이 가해진 GIF입니다

 

9.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アロナちゃんねる> 시리즈를 소재로 사용한 작품인 「黒水着!アロナちゃん」은, 시리즈 중 <아로나>가 입고 등장한 적이 있는 <검은 수영복>에서 제목을 따온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음 작품 중 아로나가 검은 수영복을 착용한 모습이 등장하지 않은 작품을 고르시오.

1. アロナチャン×サービス(아로나짱×서비스)
2. 黒水着!アロナちゃん(검은 수영복! 아로나짱)
3. 黒ビキニイ(검은 비키니)
4. じゃーん!!(짠!!)
5. テレアロナーアーカイブ(텔레아로나 아카이브)

 


 정답은 2. 黒水着!アロナちゃん(검은 수영복! 아로나짱)입니다.


 출제를 하기 위해 리스트의 작품들을 여러 번 돌려보던 중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이 작품은 제목과는 다르게 작품 안에서는 단 한 번도 아로나의 검은 수영복 모습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카이사르님의 10선 기사(1)에도 언급이 되어있는 내용이네요.
 10선 작품과 관련된 내용을 묻는 유형이기 때문에 외부 작품이 정답 선지가 되는 것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었고, 그걸 고려한다면 정답 선지가 너무 뻔하게 보이는 문제가 될 뻔한 상황이었는데요, 정말 다행스럽게도 리스트에는 아로나채널을 소재로 사용한 또 하나의 작품(2)이 있었기에 무사히 출제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편에서는 문제를 맞힌 사계 도전자가 훌륭하게 문제 해설을 해 주었습니다. 외부 작품 선지를 걸러내고 나면 남는 건 정배냐 역배냐의 싸움인데, 훌륭하게 정답을 맞혀주었습니다.


(1) 만화로 보는 카이사르의 2023 音MAD 10선

(2) アロナチャン×サービス


 

최고

 

10. 소리MAD의 사상적인 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인 「音MAD」는 작품의 말미에 수많은 소재들이 번갈아 등장하며 "音MADって何?"에 대해 각자의 답을 내놓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소리MAD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적을 수 있는 만큼 적으시오.

 


 정답은 없습니다. 도전자가 작성한 답 전부가 정답으로 카운트됩니다.


 처음 출제를 하며 생각했었던 정답은 본편에 반영된 정답과 동일하지만, 문제 수록을 위해 처음 제출했었던 문항은 정답이 지금과는 살짝 달랐습니다. '적은 답안 전부를 정답 처리한다'는 발상은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이기 때문에 일단 보류해 두고 실제 작품에 등장한 정의들만이 정답으로 인정되는 것이 이 문제의 원래 모습이었는데요, 문항 제출 이후의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가 퀴즈쇼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종 문제로 배치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맙니다.
 10선 기사(1)에서도 언급했듯이 저 자신은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합니다만, 도전자들이 이 작품을 그렇게 자주 봤을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확신이 없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아무도 그럴듯한 답안을 제대로 적지 못하고 초라한 꼴로 퀴즈쇼가 마무리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상당히 커다란 리스크를 가진 배치였습니다.
 해당 부분에 대한 우려가 크기도 했고, 제 마음속에서 이 문제에 대한 진짜 정답은 정해지지 않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기 때문에 이후 준비 과정에서 정답을 살짝 바꾸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을 조심스레 꺼내게 되었는데요, 다행히 다른 스태프분들도 다들 제 의견에 동의해 주셔서 최종 수록된 모습으로 여러분께 찾아뵙게 된 문제입니다.


 본편에서는 다들 제 걱정과는 다르게 작품에 등장했던 정의를 꽤 많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가장 높은 점수는 사계 도전자가 가져가게 되었네요. 풀이 시간이 짧았던 탓에 제 출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도전자는 없었던 것 같지만, 이 문항 덕분에 상당히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어서 저는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우승하신 사계 도전자(2)에게는 다시 한번 축하의 말씀드립니다!


(1) 2023 소리MAD 10선_서노

(2) 미츠하와 시골생활



 출제 이외에는 전반전을 포함해 전체 문제의 어투를 다듬거나 디테일을 조금씩 추가하는 등의 가벼운 검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제가 1차적으로 다듬은 문장을 릴라님이 녹음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읽어보며 더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한 번 더 다듬는 최종 검수가 이루어졌습니다.


문제 화면 제작

 AI 이미지 퀴즈와 콜라주 퀴즈를 제외한 전 문항의 문제 화면 제작을 맡았습니다.


 다른 그래픽 요소들은 녹화일 이후에도 편집 과정에서 충분히 수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문제 화면은 녹화 때 보이는 화면과 본편에서 보이는 화면이 동일해야 하기에 더 수정할 일이 없도록 녹화 전까지 최대한 꼼꼼하게 작업에 신경 썼습니다.

 

컨셉트를 이리저리 고민하던 흔적. 글의 내용은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당초에는 아직 우리말 겨루기라는 컨셉트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모의고사 형태의 문제를 만들자, 문제적 남자의 문제 화면 형식을 따라가자 등의 다양한 안건이 나오던 상황이었는데요, 이후에 우리매드 겨루기라는 타이틀이 확정되고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트가 정해지며 문제 화면 또한 우리말 겨루기의 형식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말은 우리말 겨루기의 형식이라고 했습니다만, 우리말 겨루기는 특별히 정형화된 문제 이미지의 형식이 없었기에 비교적 자유롭게 화면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전 원 오 답

 

 전반전은 후반전과는 달리 출제 범위가 없는 전반적인 상식 문제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문제 화면을 통해 추가적인 단서를 제공해 난이도를 조절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어야 했습니다.... 만, 어쩌다 보니 의도가 잘 반영된 문제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반성점입니다.


디자인

 우리매드 겨루기라는 타이틀이 확정된 이후에는 전반적인 디자인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물론 로고나 UI 등 시각적인 부분의 디자인도 제가 담당하긴 했지만, 기획 전체의 흐름과 기조를 디자인하는 일을 더욱 중점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연히 저 혼자가 아닌 제작에 관여한 사람 모두가 함께 의논하며 이루어진 디자인이지만, 제가 의견을 내고 토의를 하며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은 어떤 것인지에 관해 적어보겠습니다.

 



 우리말 겨루기에서 컨셉트를 따온 기획이 되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본의 요소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그대로 들고 와서 아무 생각 없이 판박이처럼 베끼는 것이 능사는 아니고, '원본의 요소를 적재적소에 충분하게 드러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이 기획의 컨셉트와 방향성을 확실하게 납득시킨다'라는 의도가 부연 설명 없이도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전해지는 것이 이 기획의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이미지 제작 - 카이사르

 

 퀴즈쇼라는 형태를 가진 기획이니만큼 문제를 어떻게 출제하느냐가 가장 뜨거운 감자인데요, 아쉽게도 우리말 겨루기의 문제 유형들을 그대로 가져와 출제를 하기에는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이 존재했습니다. 때문에 문제 유형 자체는 우리말 겨루기와는 다른, 소리MAD 문화를 다루기에 최적화된 문제 유형을 통해 이 기획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되, 그 외의 다른 부분에서 우리말 겨루기라는 컨셉트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방향으로 설계가 시작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문제 유형은 카이사르님이, AI 이미지 퀴즈는 여유만만님이, 콜라주 퀴즈는 가 아이디어를 내어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저도 학창 시절 저 전단지 자주 가지고 놀았습니다

 

 콜라주 퀴즈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작품의 시각적인 부분을 직접적으로 활용한 종합 문제가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중 불현듯 10여 년 전 인터넷에서 떠돌던 유머 이미지 한 장이 떠올랐습니다. 해당 사진을 첨부해 이런 식의 문제를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다행스럽게도 최종 반영까지 이루어지게 되었네요.

 본편에서 보셨듯이, 문제 이미지 제작은 모르는 사람(1)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제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재미있고 훌륭한 문제를 만들어 주셔서 정말 만족스러울 따름입니다.


(1) Zion.T - ‘모르는 사람’ M/V


 

 진행을 카이사르님이 맡았기 때문에 카이사르님이 직접 대본을 집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문제 출제 또한 카이사르님이 맡으셨기 때문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대본의 초고는 제가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카이사르님이 본인 입맛에 맞게 다듬고 내용을 추가한 버전이 본편의 최종적인 대본이 되었습니다.

 

제가 작성했던 초안 버전입니다.  요 동 치 는 신 기 술 의 파 도


 우리말 겨루기는 군더더기 없고 빠른 진행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때문에 대본에 적어야 할 말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요, 문제 유형이 우리말 겨루기와는 완전히 다른 유형들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유형을 소개하는 설명문이 대본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소개 문구가 정말 마음에 든다는 말을 편집하는 내내 여유만만님이 입에 달고 사셨는데, 저도 처음 적고 나서는 좀 잘 적어진 것 같아 마음에 들었던 부분입니다. 사실 그렇게까지 많이 들으니 좀 부담스럽긴 했습니다만, 뭐 좋은 게 좋은 거겠지요.

 

안됩니다.


 대본 역시 우리말 겨루기의 냄새가 진하게 묻어나도록 여러 디테일들을 많이 참고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가장 주의하고 또 녹화 전 제가 강조했던 부분이 서로 간의 호칭을 '○○도전자'로 통일하는 것이었습니다. 저게 뭐 그리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호칭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여러분의 생각 이상으로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만약 진행하는 동안 호칭이 통일되지 않고 '○○님', '○○씨' 등 중구난방으로 사용되었다면 장담하건대, 기획의 전체적인 몰입도가 2할 정도는 떨어졌을 것입니다.

 


 

'우리'와 '소리'의 발음이 비슷해서 기분 좋지 않나요?


 타이틀 로고는 우리말 겨루기의 원 로고 형식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글자만 살짝 변형해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로고만 보아도 한눈에 팍 우리말 겨루기라는 느낌이 오도록 하는 데에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겠지요.
 로고 작업은 Adobe Illustrator로 이루어졌습니다. 해당 소프트웨어를 통해 작업된 파일은 아무리 확대해도 깨지지 않고 3D 소프트웨어와의 연동도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이 주변에서 그렇게 잘 쓰이는 형식의 파일은 아닌지라(저도 썩 잘 다루는 소프트웨어는 아닙니다) 그냥 단순무식하게 사이즈 키운 PNG 파일을 출력해서 공유했습니다.

 무대 제작은 우리말 겨루기의 무대를 그대로 본떠 만들었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원본의 한글 자음이 들어가 있어야 할 부분에 소리MAD 제작에 쓰이는 소프트웨어 아이콘이 대신 들어가 있다는 점이겠네요. 사회자가 서있는 테이블의 모양도 音자의 형태를 사용했습니다.

가벼운 콘티와 작업 과정입니다


 제작은 Blender로 이루어졌습니다. 미리 필요한 구도를 여럿 정해둔 후, 필요한 구도를 4K로 출력해 편집에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점수판이나 중앙의 스크린 등 진행 경과에 따라 바뀌어야 할 부분은 검은 화면으로 출력한 후 알맞은 화면을 위에 덮어씌우는 작업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쭉ㅋㅋ

 

 UI 역시 우리말 겨루기의 것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습니다. 문제 창이 옆으로 펼쳐지는 애니메이션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Abode After Effects에서 제작되었는데요, 간단한 익스프레션을 통해 좌우 사이즈 조절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만들어 편집 과정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했습니다.

 다른 텍스트 박스들도 익스프레션을 이용해 수정이 손쉽게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문제 창 이외의 다른 것들은 애니메이션이 필요 없기 때문에, 텍스트 작업을 전부 끝낸 후 PNG 파일로 출력해 전달했습니다.

 



 여기까지의 모든 작업은 녹화일 전까지 제가 모두 미리 준비해 놓았던 것이고, 녹화 후에는 남아있던 자잘한 마무리 작업과 함께 편집 보조 역할을 했습니다.

 전체적인 편집은 전부 여유만만님이 담당했습니다. 2시간이라는 정말 긴 분량을 2주 만에 전부 끝내는 살인적인 스케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훌륭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다들 박수 부탁드립니다. 정해진 편집 마감일 전날 여유만만님을 잠깐 만날 일이 있었는데, 그 몰골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여기에 굳이 적지 않겠습니다. 편집을 위해 2주간 모든 스케줄을 싹 다 비워놨다고 말하셨는데, 정말로 2주 내내 편집만 하셨던 모양입니다.


 편집 보조 역할로는 필요한 추가 리소스를 그때그때 제공하고, 컷편집본 위에 참가자 소개나 크레딧, 전환 화면 등 그래픽 요소를 덧대고, 편집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작업 등을 했습니다.


 편집 부분은 제가 딱히 더 적을 말이 없네요. 여유만만(1)님이 상세하게 잘 적어주시리라 믿겠습니다.


(1) 여유만만 | 디지털 KBS


마무리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서 어찌저찌 우리매드 겨루기가 최종 완성되고, 공개 일주일 전에 무사히 최초 공개 예약을 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공개 당시에는 10선 기획 내부 인원들이 한 장소에 모여 완성본과 채팅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모임에서 있었던 재밌는 일화들을 공개 가능한 선에서만 가볍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떨이 퀴즈쇼

 출제된 모든 문제가 전부 본편에 반영된 것은 아닙니다. 본편 문제와 거의 비슷한 양의 문제들이 사용되지 못한 채 남아있었는데요, 이 중 전반전 후보였던 문제들은 본편 녹화 전 리허설을 위해 사용되었고(해당 리허설의 일부가 함께 보는 소리 매드#3(1)에서 보여진 예고편에 쓰였던 장면입니다)후반전 후보였던 문제들을 실시간으로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PPT로 보기 좋게 정리해주신 카이사르님 감사합니다


 제가 출제했었던 문제 중 하나인데요, 어렵네요 이거! 본편에 수록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다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정답은 1, 4입니다.


 득점 결과는 루kLng님이 55점사계님이 70점oz Han님이 30점으로(양정훈님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사계님이 소리MAD 달인의 자리를 사수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루kLng님은 본편에서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설욕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1) 함께 보는 소리 매드 #03 (게스트: 수키엠 @SukeyM )


역퀴즈쇼

 본편 공개 약 일주일 전, 이런 채팅이 올라왔습니다.

 

폭풍전(x8)야


 당일 진짜로 역퀴즈쇼가 준비되었고, 위의 채팅 때문에 억지로 시작된 기획일 거라고만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만!

 

놀람의 연속이었던 순간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진행 시간만 약 2시간 분량의, 본편 문제와 맞먹을 정도로 훌륭한 퀄리티의 무시무시한 문제들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니 대체 어떻게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런 걸 준비해 온 거죠? 참고로 본편 녹화가 전반전과 후반전을 모두 포함해 약 4시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양인지 감이 오시나요?

 

말은 항상 신중하게 합시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사실 저 채팅이 올라오기 한참 전부터 이미 역퀴즈쇼는 저희가 모르는 지하에서 몰래 준비 중이었고, 이 채팅이 더 큰 불을 지피게 되었다고 합니다. 말을 뱉을 때에는 항상 신중을 가하도록 합시다. 중요해서 두 번 말합니다.


 아무튼 치열한 접전 끝에 집계된 최종 득점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일 아래의 숫자가 최종 점수입니다.

 

oz Han님의 멋진 일러스트가 포함된 점수 보드입니다


 감사합니다. Peas.


 

본편 감상

 모임의 가장 중요한 본 목적입니다. 대여한 공간에 큰 화면과 빔 프로젝터가 있었기에 해당 장치를 이용해 다 함께 감상을 하게 되었는데요, 유튜브 최초 공개 채팅을 니코동의 코멘트처럼 탄막으로 띄워주는 플러그인을 사용해 더 실감 나는 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실시간 채팅으로 좋은 반응 많이 남겨주신 분들 한 분 한 분께 전부 정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10선 기획

 

 이왕 후기 적는 김에 10선 기획 자체에 관한 이야기도 짧게만 해보려고 합니다.
 기획의 전반적인 진행 과정은 주최자인 사계님의 글(1)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 `23 10선을 기획하면서


 

의도했던 복선 회수는 아닙니다


 난데없이 혼자 100선을 들고 오는 이상한 짓을 해버리고 말았는데요, 이런 이레귤러적인 행동을 하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의 경위가 있기는 합니다.

 

역사에 남겨야 할 작품


 이 작품을 기억하시나요? 제 10선 기사에서 소개했던 작품이자, 가장 좋아한다는 표현까지 했던 작품입니다. '좋아한다'라는 것이 여러모로 복합적인 의미이긴 합니다만, 작품을 처음 봤을 때의 그 충격은 감히 말로 표현을 다 할 수가 없겠네요.

 아무튼간에,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제가 직접 나서서 작품을 분석하고 해설해 주는 식의 설명은 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명색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데 글의 내용은 가장 짧다는,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는데요... 홧김에 그냥 다른 작품들 내용을 확 줄여버렸습니다(뭐야?!). 정말 긴 글(1)이 있으면 정말 짧은 글도 있어야 균형이 지켜지는 법이죠.


 사실 우리매드 겨루기 준비라던가 여러모로 너무 바쁜 일들이 많은 시기였기에 그냥 이렇게 짧은 글만 하나 내고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처음엔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이야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쳐도 기사를 읽는 사람들에겐 글이 짧은 이유에 대한 맥락이 전달될 리가 만무하고, 또 이와는 별개로 정말 소개하고 싶었지만 아깝게 포함하지 못한 작품들이 계속 눈앞에서 아른아른거렸기에, 뇌절 한 번 씨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9개의 글을 추가로 적게 되었습니다.


(1) 2023년의 소리MAD들, 어떤것이 있었을까?



 티스토리를 처음 사용하게 된 건 2022년 소리MAD 10선 기사(1)를 적으면서부터였습니다. 기간만 따지자면 벌써 1년 넘게 사용한 셈이 됩니다만, 이 사이트 미묘하게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금 이 글 적는 중에도 여러 방법으로 저를 열받게 하네요.

 혹시 보셨던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2023년 소리MAD 10선 기사는 원래 정해진 공개일보다 훨씬 이전에 한 번 공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다급해 보이네요


 제가 글을 마무리하고 예약 완료를 누른 시각이 첫 기사가 공개되기 직전, 그러니까 8일 오전 11시 50분이었고, 설정했던 예약 시간은 16일 정오였습니다만, 갑자기 왜 저런 이상한 시각에 난데없이 공개로 바뀌었던 걸까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 사건 이후로 티스토리 불신증에 걸려버린 저는 제 기사가 공개되는 당일까지 걱정이 정말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관리해야 할 글이 10개나(2) 있었기 때문에 더 불안하기도 했습니다만… 12시 공개 당시 시점의 저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요, 12시가 넘었는데도 글이 보이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화들짝 놀라 먹던 거 다 버리고 컴퓨터 앞으로 뛰어왔습니다. 다행히 한 2분쯤 지나니까 글은 잘 보였고, 표기 시각도 12시 정각으로 잘 되어있었습니다. 그날 점심 꽤나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쉽습니다.


(1) 2022 소리MAD 10선_서노

(2) プリンを、二つも食べちゃいます!



 아마 기사를 여럿 읽으면서 대충 짐작하셨던 분도 계시겠지만, 10선 기획의 내부의 인원도 기사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그 사람이 어떤 글을 썼는지, 어떤 작품을 선정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이번 기획에서는 우리매드 겨루기라는 특수한 부가 기획이 하나 있었기에 제작 스태프들은 개개인의 선정 작품을 일부 알고 있긴 했습니다만, 원래대로라면 서로 모르는 것이 룰입니다.


 첫 타자부터 메들리(1)에, 그다음 타자는 만화(2)까지 정말 상상도 못 했던 글(글?)들이 초장부터 나온 것이 정말 좋기도 하면서 한 편으로는 상당한 부담감을 다들 느끼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편집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던 여유만만님이 대표로 폭탄을 맞아주셨습니다.


 내부 인원끼리도 서로 어떤 작품을 선정했는지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10선 기획 내부에서만 진행했었던 가벼운 기획이 하나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해당 기획 발안자인 여유만만(3)님이 정말 재미있게, 본인 표현을 빌리자면 미친 꿀잼으로 잘 적어주시리라 믿고 간단하게만 언급하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재작년 사계님 10선 기사(4)의 마무리 부분, 기억하고 계신가요? 각각 어떤 작품을 선정했을지 미리 예상해 보는, 일명 ‘10선 복권’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그 복권을 모두가 같이 긁어보기로 했습니다. 유의점이라면 우리매드 겨루기로 인해 출제 관련 스태프 5명은 각자의 선정작 중 5개, 즉 절반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과 스태프가 아니더라도 출제 리스트를 통해 대략적인 후보군을 추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출제진은 이미 알고 있는 작품을 선정할 수 없고, 리스트에 포함된 작품과 포함되지 않은 작품의 배점을 다르게 하는 룰을 추가해 형평성에 맞도록 조정했습니다.


 복권의 결과는 아래 이미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1등의 상품은 비밀입니다


(1) 2310

(2) 만화로 보는 카이사르의 2023 音MAD 10선

(3) 여유만만한 2023년 소리MAD 10선

(4) 음MAD 10선: 2022



 아무튼 그렇습니다!

 

 쓰다 보니 분량도 길어지고 내용도 여러모로 횡설수설하게 되었는데,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우리매드 겨루기 같은 스케일 큰 부가 기획은 힘들 것 같지만, 또 다른 재미있는 무언가와 함께 2024년 소리MAD 10선으로도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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